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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하며 우리는, 세상과 좀 타협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심수봉의 노래를 감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게 자랑스러워진 삼십대에 접어들고도 마치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세상과 타협하지 못할 지랄같은 성미 탓이라는 듯이. 해보고 싶은 것들은 천지에 널렸어도 꿈은 사라진지 오래고 사흘이 멀다하고 술잔을 기울이지만 마음을 열어둘 소울메이트 하나 없는 인생이 너무도 서글펐다.


유형流刑처럼 같은 길을 빙빙 돌리는 네비게이션에 의지해 최양과 영광 계마항 수평선으로 떨어지는 해 보러 간다. 뭍으로부터 항구까지 길은 끝나지 않았고 우리가 조금 잃어도 될 것은 싸가지임을 되뇌이며 적당히 살기로 다짐했다.



그리곤 그날 밤, 비겁하게 살아왔음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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